아랍에미리트를 읽는 올바른 방법 — 일곱 개의 관할구역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연방
몇 달 만에 다시 아부다비 공항에 내렸다. 이웃 나라 사우디아라비아의 건조한 공기에 익숙해져 있던 터라, 공항 문을 나서는 순간이 낯설었다. 안경에 김이 서리고, 손바닥에서 수분이 쏟아져 나와 흘러내리는 것 같았다. 이 나라에 대한 첫 감각이 틀리는 지점은 여기서부터다. 사막 국가, 석유 국가, 단일한 권력의 국가 — 이미지는 간결하지만, 실체는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국가 분석은 "그 나라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아랍에미리트(UAE)의 경우 그 질문은 틀렸다. 올바른 질문은 "그 나라들은 무엇인가"이다.
나는 이 나라에서 외교관으로 두 차례 근무했다. 아부다비에서 3년(2010–2013), 두바이에서 3년(2021–2024). 두 임기 사이의 8년 동안 이 연방은 세계 최고층 빌딩의 이름이 바뀐 나라에서, 두바이 엑스포(2021–22)와 기후협약 당사국총회(COP28, 2023)를 잇달아 개최하고, 중동 최초의 전통 힌두사원과 UAE 최초의 카지노 리조트를 동시에 허가한 나라로 변모했다.
이 변화를 단일 국가의 발전 서사로 읽으면 큰 오독이다. 이 나라의 모든 중요한 현상 — 경제, 권력, 외교, 사회 변화 — 은 연방이라는 구조 안에서, 일곱 개 토후국 사이의 역학으로 설명될 때 비로소 정확해진다. 이 글의 목적은 세 가지다. 첫째, UAE의 제도적 실체를 헌법과 검증된 통계로 규정한다. 둘째, 그 구조가 실제 권력과 자본의 흐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2009년 이후의 주요 사건으로 입증한다. 셋째, 이 구조적 이해가 한국을 포함한 협력국들에게 갖는 정책적 함의를 도출한다.
■ 제도적 실체: 제한된 권한을 위임한 연방
UAE는 1971년 12월 2일, 영국의 걸프 철수 과정에서 여섯 개 토후국 — 아부다비, 두바이, 샤르자, 아지만, 움알쿠와인, 푸자이라 — 의 결합으로 출범했고, 라스알카이마가 1972년 2월 합류하면서 현재의 7개 체제가 완성됐다.
이 연방을 이해하는 열쇠는 방향이다. 통상의 연방은 중앙정부가 갖고 있던 권한을 지방에 나누어 주는 식으로 설계된다. UAE는 반대다. 존재하던 것은 일곱 개의 주권적 토후국이고, 이들이 연방에 내어준 핵심 권한은 헌법 제120조에 19개 항목으로 열거되어 있다: 외교, 국방 및 연방군, 안보, 수도의 치안, 연방 공무원·사법, 연방 재정·조세·공채, 우편·통신, 간선도로, 항공관제, 교육, 공중보건, 화폐, 도량형, 전력, 국적·여권·체류·이민, 연방 재산, 인구조사, 방송. 여기에 제121조는 노동·사회보장, 은행·보험, 회사법 등 일부 분야에 연방의 전속 입법권을 추가로 부여한다. 그리고 제116조와 제122조는 이들 연방 권한에 속하지 않는 잔여 권한을 각 토후국에 귀속시킨다.
이 구조의 실무적 의미를 과장 없이 기술하면 이렇다. 토지, 천연자원, 사업 면허, 자유구역 규제, 사법의 상당 부분 — 경제활동이 실제로 일어나는 대부분의 영역 — 은 토후국 관할이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이를 "연방법이 지방법에 우선하지만, 각 토후국은 연방에 명시적으로 유보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자체 법을 제정할 수 있다"고 정리한다. 실제로 두바이·아부다비·라스알카이마는 연방 사법부에 편입되지 않은 독자 법원 체계를 유지하며, 두바이의 DIFC(두바이국제금융센터)와 아부다비의 ADGM(아부다비 글로벌 마켓)은 영미법 기반의 독립 금융법정을 각각 운영한다. 국제 계약 실무에서 "UAE 법원"이라는 단일 관할은 존재하지 않는다. 관할은 항상 특정 토후국 단위로 지정된다.
국가 원수직의 성격도 정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헌법 제51조와 제52조에 따르면 대통령과 부통령은 연방최고회의 — 7개 토후국 통치자의 회의 — 가 구성원 중에서 선출하며 임기 5년, 연임이 가능하다. 세습이 아닌 선출직이다. 다만 건국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은 아부다비 통치자가, 총리 겸 부통령은 두바이 통치자가 맡아왔다. 이것은 헌법 규정이 아니라 54년간 유지된 관례이며, 그 관례의 기반이 무엇인지가 다음 절의 주제다.
2022년 5월 13일, 셰이크 할리파 빈 자이드 대통령이 재임 중 서거했다. 다음 날인 5월 14일, 연방최고회의는 아부다비 통치자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MBZ)를 만장일치로 대통령에 선출했다. 당시 두바이에 근무 중이던 필자가 관찰한 바로는, 두바이를 포함한 전 연방 지역에 조기가 게양되고 40일의 공식 애도 기간이 선포됐다. 승계는 24시간 안에, 이견 없이 완료됐다.
이 광경을 '전통의 힘'으로 읽으면 절반만 읽은 것이다. 헌법 어디에도 "대통령은 아부다비 통치자가 맡는다"는 문구는 없다. 그럼에도 24시간 만에 이견 없이 승계가 완료될 수 있었던 것은, 법이 정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의를 제기할 유인과 능력을 가진 행위자가 연방 안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방 재정의 최종 부담자, 최대 자원의 소유자, 최대 군사력의 보유자가 아부다비이고, 다른 여섯 토후국이 그 지위를 인정하는 것이 연방 유지의 대가다. 관례는 관성이 아니라 계산의 결과다. 그 계산의 내용이 다음 절이다.
■ 힘의 기반: 자원, 자본, 그리고 2009년의 검증
관례는 시간이 저절로 만들어 주지 않는다. 54년간 한 번도 깨지지 않는 관례 뒤에는, 그 관례를 뒤집을 수 없게 만드는 물질적 조건이 있다. UAE에서는 그 조건이 숫자로 확인된다.
자원. UAE 원유 매장량의 약 90%가 아부다비 토후국에 집중되어 있다. 두바이의 추정 매장량은 아부다비의 20분의 1에 미치지 못한다.
산업 구조. 두바이 GDP에서 석유 부문의 비중은 현재 1% 미만이다. 20세기 후반 약 50%에 달했던 비중을 무역·물류·관광·항공·부동산 중심으로 대체한 결과다. 두 토후국은 서로 다른 제약 조건 — 아부다비는 자원의 풍부함, 두바이는 자원의 한계 — 에 대해 서로 다른 산업 전략으로 응답했다. 아부다비는 자원 수입의 장기 자본화를, 두바이는 비석유 서비스 경제로의 조기 전환을 선택했다. 같은 나라 안의 두 개의 경제 모델이다.
자본의 소유 구조. 여기서 국제적 오해가 가장 빈번한 대목에 도달한다. 'UAE 국부펀드'라는 단일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투자기구는 토후국별로 소유·운영된다. 아부다비는 ADIA(1976년 설립, 운용자산 약 1조 달러 추정, 비공시), 무바달라(산업·전략 투자, 약 3,000억 달러대), ADQ(인프라·식량·헬스케어, 약 2,000억 달러대)라는 세 개의 대형 펀드를 보유한다. 두바이는 ICD(두바이 투자청, 총자산 약 4,600억 달러, 2025년 기준) — 에미레이트 항공, 에마르, 에미레이트 NBD의 지주회사 — 를 별도로 운용한다. 연방 차원의 투자기구인 EIA(에미리트 투자청)는 존재하나 규모는 약 1,160억 달러 수준으로 토후국 대형 펀드들에 현저히 못 미친다. 아부다비 계열과 두바이 계열 펀드가 동일 자산을 두고 경쟁 입찰하는 사례가 보도되는 것은, 이들이 국가 전략의 하위 집행기구가 아니라 각기 독립된 소유주의 자본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연방 재정. 여기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연방정부 예산의 본류는 토후국 기여금이 아니다. 2026 회계연도 연방 예산은 약 252억 달러(924억 디르함)인데, 이 가운데 토후국 기여금 — 아부다비·두바이·대통령실 명목 — 은 약 46억 달러(167억 디르함)로 전체의 약 18~20%다. 나머지 약 80%는 연방정부 자체 수입, 즉 2018년 도입된 부가가치세(VAT 5%), 2023년 시행된 연방 법인세(9%), 관세와 각종 수수료로 충당된다. 주목할 것은 그 20%의 기여금조차 사실상 아부다비 한 토후국의 몫이라는 점이다. 기준점이 되는 과거 수치를 보면, 2010 회계연도 연방 예산 약 119억 달러(436억 디르함) 중 아부다비가 약 46억 달러(170억 디르함)를 부담한 반면 두바이는 약 3억 3,000만 달러(12억 디르함)에 그쳤고, 나머지 다섯 토후국의 기여는 없었다. 연방 재정에서 아부다비의 무게는 세입의 규모가 아니라 — 연방을 움직이는 조세는 연방이 스스로 걷는다 — 최종적 보증자로서의 지위에 있다.
이 네 가지 사실이 만드는 구조는 2009년에 시험대에 올랐고, 그 결과가 기록되어 있다. 2009년 11월, 약 590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던 두바이 월드가 이 가운데 약 260억 달러에 대해 상환유예와 구조조정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12월 14일, 아부다비는 100억 달러를 긴급 지원했다 — 이 중 41억 달러는 부동산개발사 나킬의 만기 이슬람채권 상환에 충당됐다. 그리고 2010년 1월 4일, 완공 직전까지 '부르즈 두바이'로 알려졌던 세계 최고층 빌딩(828m)은 개장식에서 '부르즈 할리파' — 당시 아부다비 통치자의 이름 — 로 명명됐다. 이 개명은 개장 당일 국제 언론에 공식 보도됐다. 지원 자금의 만기는 2019년에도 연장됐다.
2009년 위기는 세 가지를 입증했다. 첫째, 토후국들은 재정적으로 독립된 실체이며, 따라서 연방 내부에 채권·채무 관계가 성립한다. 둘째, 아부다비는 이 관계에서 최종 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의 위치에 있다. 셋째, 그 위치는 대통령직 관례의 근거다. 사실 관계는 단순하다. 위기의 최종 단계에서 두바이를 떠받칠 대규모 재정 여력을 가진 곳은 결국 아부다비였고, 대규모 지원 직후 두바이의 랜드마크에는 아부다비 통치자의 이름이 붙었다. 당시 이 개명은 아부다비의 정치·재정적 위상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졌다. 대통령직이 아부다비 통치자에게 관례적으로 귀속되는 것은 전통 때문이 아니라, 연방 재정과 자원의 최종 부담자가 누구인가에 대한 정치적 인정이다.
■ 분권은 실물로 존재한다: 경찰, 사법, 그리고 '국내 국경'
연방과 토후국의 권한 배분이 문서 위의 원칙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은, 일상과 위기의 순간에 드러난다.
아부다비와 두바이는 각각 자체 경찰력 — 아부다비 경찰과 두바이 경찰 — 을 보유하고, 번호판 체계도 다르며, 앞서 본 것처럼 사법 체계도 연방에서 이탈해 있다. 이 나라에서 치안과 법의 집행 단위는 'UAE'가 아니라 토후국이다.
결정적 사례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제공했다. 2020년 6월, 아부다비는 연방 내부의 다른 토후국으로부터의 입경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두바이에서 아부다비로 넘어가는 고속도로에는 검문소가 설치됐고, 입경자는 48시간 이내의 PCR 음성 확인서나 DPI 혈액검사 결과를 제시해야 했다. 이 통제는 약 1년 이상 유지됐다. 같은 기간 두바이는 2020년 7월부터 외국인 관광객 입국을 재개했다. 정리하면 이렇다. 하나의 연방 안에서, 한 토후국은 해외 관광객을 받아들이는 동안 다른 토후국은 이웃 토후국 주민에게 검사 증명을 요구했다. 방역의 법적 근거는 연방 차원에 있었지만, 통제의 결정과 집행 단위는 토후국이었다. 필자는 이 시기 두바이에 근무하면서, 같은 나라 안에서 '출입국'에 준하는 절차를 반복적으로 경험했다. "UAE 내부 이동은 자유롭다"는 상식이 헌법 조문이 아니라 토후국 정책 앞에서 멈추는 순간이었다.
■ 일곱 개 토후국의 관할구역: 연방의 실제 지도
연방의 나머지 구성원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UAE의 의사결정을 설명할 수 없다. 연방최고회의의 표결권은 일곱이다.
아부다비 — 국토의 약 87%, 원유의 대부분, 1조 달러 규모 투자청, 수도. 연방의 재정적·제도적 중심.
두바이 — 인구 최대 토후국(2025년 말 공식 발표 기준 약 458만 명; 아부다비는 2024년 기준 약 414만 명으로 연방 2위). 두 토후국을 합치면 연방 전체 인구의 4분의 3이 넘는다. 석유 비중 1% 미만의 서비스 경제이자 제벨알리 항과 JAFZA 자유구역을 축으로 한 중동 재수출의 중심지.
샤르자 — 알코올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보수적 토후국. 재원을 문화·교육에 집중 투입하며 독자적 정체성을 유지한다.
라스알카이마 — 독자 사법체계 보유. 2024년 10월, 연방 규제기관 GCGRA가 라스알카이마 알 마르잔 섬에 건설 중인 윈 리조트에 UAE 최초의 상업 게이밍 시설 면허를 발급했다. 리조트는 2027년 9월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바이와 아부다비가 시행하지 않은 정책 실험을 소형 토후국이 선점한 사례다.
푸자이라 — 연방에서 유일하게 토후국 전체가 동부 해안, 즉 오만만에 자리한 토후국.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송유관(ADCOP)의 종점이자 세계 2위 규모의 선박 급유(벙커링) 거점. 호르무즈 봉쇄 시나리오에서 연방의 전략적 비상구에 해당한다.
아지만·움알쿠와인 — 면적과 인구가 가장 작은 두 토후국. 각각 두바이·샤르자의 배후 주거 기능과 관광 개발을 통해 위상을 모색 중이다.
사회 구성도 연방의 정책 방향을 이해하는 변수다. UAE 인구 약 1,100만 명 중 자국민은 약 11%, 외국인이 약 89%이며 200개 이상의 국적이 거주하고 최대 유입층은 인도 출신이다. 이 인구 구조는 통치의 언어를 규정한다. 2019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걸프 최초 집전 미사(아부다비), 2024년 2월 중동 최초의 전통 석조 힌두사원(BAPS) 개원 — 부지 27에이커를 토후국이 제공하고 모디 인도 총리가 개원식에 참석했다 — 은 종교적 관용의 표현인 동시에, 인구의 9할을 차지하는 비무슬림 외국인 주민을 국가 운영의 구성원으로 관리하는 지배 전략이다.
■ 헌법에 적히지 않은 운영 규칙: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다섯 가지 원칙
헌법은 권한의 목록만 정한다. 그 권한이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행사되는지는 어떤 문서에도 적혀 있지 않고, 현장에서 몸으로 배워야 한다. 외교관 6년을 이 연방 안에서 보낸 경험에서 도출되는 운영 원칙은 다섯 가지다.
첫째, 의사결정 라인은 직함이 아니라 소속으로 판별한다. 알 나흐얀(아부다비), 알 막툼(두바이), 알 카시미(샤르자·라스알카이마), 알 샤르키(푸자이라)는 각 토후국의 통치 가문이다. 통치 가문 출신이거나 통치자 직속 기구(왕실 사무국, Diwan) 소속인 관리는 의사결정 라인의 안쪽에 위치하고, 그 외의 고위 관리는 대부분 검토·집행 단계를 담당한다. 다만 이것은 1차 필터다 — MBZ 체제의 아부다비에서 핵심 정책 직위의 상당수는 비왕실 출신 기술관료가 차지하고 있다.
둘째, 면담의 배석자 명단이 곧 관할 지도다. 정상급 인사 면담에서 배석자를 보면 그 자리의 성격이 읽힌다. 의제가 연방 공통 사안 — 외교, 국방, 연방 조약 — 이 아니라면, MBZ와의 면담에는 아부다비 인사만 배석한다. 두바이 통치자(연방 부통령 겸 총리)와의 면담 — 주로 두바이에서 열린다 — 에는 두바이 인사가 주요하게 배석한다. 이 관행이 시사하는 실무 원칙은 명확하다. 두바이 측 상대에게 아부다비 관할 사안을 꺼내는 것은 실무적 효용이 없다. ADIA의 투자나 바라카 원전의 조율은 두바이 인사가 응답할 권한도, 전달할 채널도 없는 영역이다. 역으로 아부다비 인사에게 JAFZA의 통관 문제를 물어도 답은 오지 않는다. 의제와 상대를 관할 단위로 매칭하는 것이 이 나라 면담 설계의 기본이다.
셋째, 두바이 통치자의 '두 개의 의장석'은 혼동이 아니라 이원화다. 두바이 통치자가 연방 부통령 겸 총리로서 연방 내각회의를 주재한다는 사실 때문에, 연방 일과 두바이 일이 뒤섞이지 않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실제로는 기구가 분리되어 있다. 그가 총리 자격으로 주재하는 연방 내각의 의제는 헌법 제120조 범위 — 연방법, 연방 예산, 연방 부처 — 로 한정되고, 두바이 토후국 자체의 사무(토지, 면허, 두바이 산하 부처)는 별도 기구인 두바이 집행위원회(Executive Council) — 현재 함단 왕세자가 의장 — 가 관할한다. 구분은 제도적으로 되어 있다. 다만 두 의장석을 한 가문이 오간다는 점에서, 그 구분은 인적이 아니라 제도적이다. 외부 행위자가 기억할 것은 후자가 아니라 전자다 — 어느 회의체의 결정인가가 곧 어떤 관할의 결정인가이기 때문이다.
넷째, 접근 경로는 토후국별로 다르다. 두바이는 사전 연결 없는 접촉 — 이메일, 전시회, 업계 행사 — 으로도 초기 미팅이 가능하다. 대신 상대방의 사업성 평가가 신속하고, 평가가 부합하지 않으면 후속 접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아부다비의 정부·왕실 라인은 신뢰할 수 있는 제3자의 소개(현지어로 '와스타') 없이는 접근 자체가 어렵다. 대신 관계가 형성되면 장기간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실무적 귀결은 다음과 같다. 유통·파트너 탐색 등 속도가 필요한 영역은 두바이에서, 대형 투자·정부 사업 등 신뢰 축적이 필요한 영역은 아부다비에서, 각각의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다섯째, 인구 구조는 협상 구조이며, 예의는 균형이다. 기업 미팅에서 접촉하는 임원·실무자의 대부분은 외국인 전문인력이다. 이들은 검토와 집행을 담당하나, 대형 사업 및 규제 사안의 최종 승인은 자국민 결정 라인 — 정부 고위직 또는 통치 가문 — 에서 내려진다. 외국인 실무진과의 관계와 자국민 결정 라인과의 관계는 별도의 채널로 관리되어야 하며, 전자를 후자로 착각하는 것이 외국 기업의 가장 빈번한 오류다. 아울러 정부·왕실 라인과의 공식 접견(마즐리스)에서는 아라빅 커피(가흐와)와 잡담이 본론에 선행하며 이 순서의 생략은 실례에 해당한다 — 다만 DIFC·ADGM의 금융·기술 부문 회의는 상당 부분 국제 표준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연방 행사나 국경일 리셉션처럼 여러 토후국의 인사가 한자리에 모인 경우, 특정 한 토후국의 인사와만 밀담하거나 어느 한쪽만 챙기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된다. 토후국 간의 감각은 예민하고, 외부 행위자가 '어느 쪽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순간 다른 토후국에서의 접근성은 낮아진다. 인사와 대화는 지위와 연륜의 순서를 존중하되 골고루 배분하는 것 — 이것이 일곱 표의 연방에서의 기본 예의다.
■ 한국의 위치: 정확한 전략, 기울어진 구조
한국–UAE 관계는 한국 중동 외교의 최대 자산이며, 그 구조는 연대순으로 검증 가능하다.
2009년 12월, 한국전력 컨소시엄은 바라카 원전 4기(총 5.6GW), 200억 달러 규모를 수주했다. 한국 최초의 원전 수출이다. 부지는 아부다비 토후국 알 다프라 지역이며, 2024년 9월 전 호기 상업 운전 이후 UAE 전력 수요의 약 25%를 공급하고 있다. 2018년 양국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 한국이 중동에서 체결한 유일한 최상위 격 관계 — 를 수립했고, 아크 부대 파견과 방산 협력이 이 틀 안에서 진행됐다. 2024년 5월 29일에는 한·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서명됐다. 한국이 아랍권 국가와 체결한 첫 자유무역협정이다.
이 관계의 중심축이 아부다비인 것은 제도적으로 정당하다. 원전·방산·에너지·정부 간 협의는 헌법 제120조상 연방 권한 영역이며, 그 실질 결정권과 재원은 아부다비에 있다. 그러나 동일한 구조가 리스크이기도 하다. 양국 협력 자산이 원전·방산·에너지 — 모두 아부다비가 결정하는 사업 — 에 집중되어 있어, 아부다비의 내부 우선순위 변화는 양국 관계 전반의 변동성으로 전이된다.
대칭점에 있는 사실은 이렇다. 한국의 대UAE 수출 — 자동차·전자·철강 등 — 의 상당 물량은 두바이 제벨알리 항과 JAFZA 자유구역을 경유해 중동·아프리카로 재수출된다. 이 항만과 자유구역의 통관·면허·규제는 연방이 아닌 두바이 토후국 관할이다. 두바이의 실무적 무게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 주요 기업의 중동·아프리카 지역본부 대부분이 두바이에 있고, 중동 지역 최대 규모의 한인 사회도 두바이에 형성되어 있다. 전략의 수도는 아부다비지만, 한국 경제의 전진 기지는 두바이라는 뜻이다. 나아가 아부다비에도 KEZAD(칼리파 경제자유구역)라는 자체 산업·물류 단지가 존재하므로, 거점의 위치 선택은 곧 적용받을 규제 체계의 선택이다. 전략 채널이 아부다비에 집중되어 있는 동안 실물 채널의 관할과 기업 기반은 별도 토후국에 존재하는 것 — 이것이 현재 한국–UAE 협력 구조의 비대칭이다.
■ 정책적 함의
이상의 분석은 UAE와 협력하는 모든 국가와 기업에 적용 가능한 여섯 가지 원칙으로 수렴한다.
첫째, 전략 채널은 연방 차원 — 실질적으로 아부다비 — 에 고정한다. 외교·국방·에너지는 헌법상 연방 권한이며, 그 재원과 결정권은 아부다비에 있다. 이 축의 안정성이 관계의 기반이다.
둘째, 실물 채널은 토후국 관할로 인지하고 별도 관리한다. 물류·통관·금융의 규제권은 각 토후국에 있다. JAFZA(두바이)와 KEZAD(아부다비) 중 어느 거점을 선택하는가는 물류 문제 이전에 규제 체계 선택의 문제다.
셋째, 투자 상대는 펀드 단위로 특정한다. ADIA·무바달라·ADQ(아부다비)와 ICD(두바이)는 소유주가 다른 독립 기관이다. 'UAE 정부와의 투자 협의'라는 개념은 실무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넷째, 계약의 준거 관할은 토후국 단위로 명시한다. DIFC(두바이)와 ADGM(아부다비)이라는 영미법 금융법정이 병존하는 국가에서, 분쟁 관할을 계약 단계에서 특정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가 리스크다.
다섯째, 기업의 거점 입지는 '고객·규제·물류'의 세 요소로 토후국을 선택한다. 정부 조달·에너지·방산·국부펀드를 상대로 하는 사업이라면 입지는 아부다비다 — 주요 의사결정자와의 관계 밀도는 주중 출장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민간 시장 개척, 재수출 물류, 파트너 발굴이 목적이라면 두바이가 초기 비용과 속도에서 유리하며, 한국 기업의 지역본부 네트워크와 중동 최대 한인 사회라는 정주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다. 실제로 다수의 다국적 기업이 두바이에 지역본부를 두고 아부다비에 프로젝트 사무소를 병설하는 이원 구조를 택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입지의 선택은 고객의 선택이고, 고객의 선택은 관할의 선택이다.
여섯째, CEPA 이후의 신규 협력은 지리적으로 분산한다. AI·수소·우주·콘텐츠 등 차세대 협력 분야를 아부다비 이외의 토후국과도 설계하는 것은 시장 개척인 동시에 집중 리스크의 헤지다. 라스알카이마의 카지노 사례가 보여주듯, 이 연방에서 가장 급진적인 기회는 의외로 소형 토후국에서 열린다.
■ 결론
아랍에미리트를 둘러싼 국제적 인식은 두 개의 오류 사이를 오간다. 하나는 이 나라를 단일 국가로 읽는 오류 — "UAE 정부와 합의했다"는 문장이 모든 것을 해결했다고 믿는 오류다. 다른 하나는 이 나라를 두바이라는 단일 도시의 이미지로 읽는 오류 — 연방의 재정과 권력의 중심이 실제로 어디에 있는지를 놓치는 오류다.
실체는 헌법이 규정한 대로다. 연방의 권한은 헌법 제120조와 제121조에 열거되어 있고, 그 밖의 권한은 일곱 개 토후국이 각각 행사한다. 원유와 국부펀드와 연방 재정의 최종 부담자는 아부다비이고, 무역과 물류와 관광의 관문은 두바이이며, 전략적 비상구는 푸자이라에, 가장 급진적인 정책 실험은 라스알카이마에서 진행되고 있다. 팬데믹의 한복판에서 이웃 토후국과의 경계에 검문소를 세울 수 있는 것도 토후국이다. 이 구조에서 어떤 토후국에서 어떤 사업을 하느냐는 곧 어떤 정부를 상대하고, 어떤 법원의 관할에 들어가며, 어떤 펀드의 자본과 일하게 되는가를 결정한다.
아랍에미리트는 하나의 국가로 가장한 일곱 개의 관할구역이 아니라, 일곱 개의 관할구역이 제도적으로 통합한 하나의 연방이다. 이 순서를 바꾸어 이해하는 것 — 연방을 먼저 보고 토후국을 나중에 보는 것이 아니라, 토후국을 먼저 보고 연방을 그 위에 놓는 것 — 이 이 나라와 일하는 모든 외부 행위자의 첫 번째 과제다.
공항의 습기처럼, 이 나라의 실체는 도착하는 순간부터 몸에 닿는다. 다만 그것을 읽어내는 데는 안경의 김이 걷히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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